The Ordinary Life

셰익스피어의 위대함 - The Merchant of Venice

관리자_SC 2012. 2. 8. 18:14
아 자꾸만.......... Merchant of Venus 라고 말한단말이지.......!!!!
이 모든것은 다이스타워 파드캐스트의 진행자 에릭 서머러의 탓이다...
보드게임중에 Merchant of Venus 라는 게임이 있는데....
절판된지 오래된 게임이다.  이 게임이 그 진행자인 에릭 서머러의 훼이버릿 게임인데,
자꾸 라디오쇼에서 얘기하고, 듣다보니까
내가 자꾸만 멀챈트 옵 베니스가 아니라 멀챈트 옵 비너스로 자꾸 머릿속에서, 또 입밖으로 내뱉는다는말야...
 
암튼,
오랜만에...
UCI Drama Dept 에서 주최하는 연극을 보러갔다.

수정이는 연극이 처음이래서... 같이 갔고..
진선이는 전에 같이 Mary Stuart 봤었는데 또 보고싶다고 하여 같이갔다.

우린 라미라다에 있는 곤돌라 피자집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저녁으로 드신 이후에 
얼바인으로 다같이 고고~ 했는데... 

얼바인은 은근 추웠다.
도착해서 시간이 좀 남아서, 
유니버시티 타운센터 좀 구경하고.. 
백만년만에 Cha for Tea 에서 티 사서 마시고.....
역시 차포티는... 티가 맛있다니까...

암튼 도착해서 들어갔는데,
기존에 Claire Trevor Theater 를 많이 공사해서 
새로운 극장을 만들어 놓았더군.
이름하여 "The New Swan Theater".
옛날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많이 보였던 원형 극장식으로 만들고 있었다.
공사는 다 끝나지 않아서 카펫이나 페인트칠이 전혀 안되있는 상태였다.
덕분에 나무 냄새를 열심히 맡고 왔다는...

From Drop Box

스완 띠어러는...... 뭔가 멋졌다.
진짜 셰익스피어 연극들을 위해 만들어진거 같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소극장 형태로 만들어졌다.
배우들의 얼굴 표정 하나하나 다 잘 보인다는, very intimate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암튼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약간 불편했던것은 앞에 난간높이가 애매해서
배우들의 얼굴을 보려면
허리를 굽히거나 아님 턱을 난간에 받치고 봐야한다는 단점이..........
머 이러나 저러나 다음에는 좀 더 일찍 가서 1층 앞자리에 앉아야겠다는 생각을 함.

From Drop Box
앞에는 멋진 빨간 스완 한마리...
저 바닥에도 앉을 수 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서...
정말 오랜만에 셰익스피어를 만나보게되었는데,
어릴때, 청소년시절에 문학전집 읽을때 베니스의 상인을 접했고,
그때당시엔... 좀 희한한 설정의 스토리만을 읽고... 
그거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은거 같다.

그러나 머리가 커져버린 지금,
이 연극을 접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설정한 캐릭터 하나하나가
그당시 배경과 사회의 분위기를 꼬집는 부분이나,
그가 그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들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잘 알려진 샤일록... 샤일록은 유태인이고,
셰익스피어가 살던 엘리자베스 1세당시의 영국사회에선 유태인들이 많이 멸시와 천대를 받던 시절이었다.
극중에서도 사람들이 샤일록에게 침을 뱉고, 때리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기독교인들은 돈을 빌려줄때 이자를 받지 않고 빌려주는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유태인들은 이자를 받으면서 돈을 빌려주는 고리대금업을 했으므로, 많은 비난과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자를 받지 않는 대신에 돈을 갚지 않으면 1파운드의 살을 띄어가겠다고 하는 샤일록,
그리고 그에 동의 하는 안토니오...

안토니오는 typical 한 영국 기독교 신사다.... 물론 극의 모든 장면은 베니스에서 이루어지지만...
내가 감명깊게 보았던 장면은,
ACT 1 이 끝나기전 샤일록의 모노로그다...
안토니오에게 멸시와 박해를 받던 샤일록...
복수를 다짐하며 그가 외친다.
"나를 이렇게 대하는 이유는? 내가 유태인이라서?
유태인에게는 장기(organs)가 없나? 감정, 느낌, 이런것도 없나?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밥을 먹어야 살지 않나?
다치고, 병들고, 추움을 느끼고, 더움을 느끼고, 
손가락이 찔리면 피가 나고, 독을 먹으면 죽지 않나?
이 모든것들이 기독교인들과 다른점이 무엇인가?"

이렇게 외치는 부분에서,
나는 셰익스피어가 기독교인들의 이중성...을 꼬집고 있단 생각을 했다.
기독교인들의 배타성...
다른 사람을 품지 못하고 철저히 배척하는.... 크리스찬의 이중성 말이다...
또 이당시 사람들은... 예수를 죽인것이 유태인이라고 많이들 생각했겠지...
히틀러가 고안해냈던 유태인학살의 이유처럼... 
샤일록의 외침이... 쿡쿡 마음속에 박히는듯 했다.

그리고 또 한번 감명깊었던 장면은,

결국 샤일록이 법정에서 돈을 제때 갚지 못한 안토니오의 살을 떼려고 하는 장면에서,
법정을 주관하던 포르샤와의 대화에서 나온 "자비" 에 관한것이었다...

샤일록에게 법정안에 모든 사람들은 "자비를 베풀라~!" 라고 말하고,
샤일록은 "자비? 왜 내가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난 당연히 받아야할 것을 받겠소!" 라고 고집한다.
그러면서 포르샤는 "자비"에 대해서 말을 하는데..

자비는... 위에서 내려오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 와 같다고 하며. 
자비는 하나님의 성품에서 나오는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샤일록은 공의를 원한다고 말한다.. 
그의 대답에 포르샤는 "자비"는 공의를 돋보이게 한다고 한다. 
그대는 공의로운 판단을 하라고 하지만, 
우리가 공의대로 판단되었다면 우리중 아무도 구원을 받을 사람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비를 위해 기도한다. 
받을 자격이 없는 자들이 받는것, 그것이 바로 "자비"이다... 라고 설명을 한다.

아, 이 부분에서 얼마나 감명을 받았는지!!!

Mercy, is an attribute to God himself,
and it is true, by justice, none of us should see salvation.
however, He has shown us "mercy" when we deserved none.

샤일록은 유씨아이 드라마과의 교수인 리차드 브레스트 님이 연기하셨고,
안토니오는 TA 인듯한 그렉 빔이 연기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배우는
아라곤의 왕자를 연기했던 크리스 클로파텍...
키가 좀 작고 체구가 약간 외소하지만 
코믹 연기나... 진지한 연기나 참 잘하는거 같다.
일단 목소리가 멋지고,
그의 눈빛은... 깊이가 있다.
지난 매리 스투아트에서는 매리를 사모하던 미치광이 역할을 맡았었는데...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From Drop Box

이 연극을 통해서..
새삼스레 발견했다..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